서영균 - 일회용인가?

거의 40여년 전 일이지만 아직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추억이 있다.

이민생활 초기에 우리 동네 맥도널드는 나와 가족이 즐겨찾는 곳이었고 한국에서 방문하신 할아버지께 미국의 진미를 맛보여 드릴 수 있는 고마운 장소였다.

햄버거와 감자튀김은 쟁반에 올려져 제공되고 식사 후엔 쓰레기통에 잔반을 손님이 직접 처리하는 풍경을 지긋이 보면서 쟁반이 쓰레기통에 함께 들어가는 듯 하다가 쓰레기만 버려지고 쟁반은 빠져나와 통위에 포개놓여지는 것을할아버지는 멀리서 자세히 못 보신것 같다.

천천히 쟁반을 들고가셔서 하시는 말씀,

좌우튼 미국은 물자가 흔한 나라여...” 아까움의 탄식 소리와 함께 쟁반을 쓰레기통에 던져 넣으시는 할아버지 모습을 보면서 우리 일행은 폭소를 터뜨리 고 말았다. 분명 쟁반은 일회용이아니다. 그런데 40여년이 지난 요즈음에 와서 그 쟁반은 나로 하여금 새로운 생각에 잠기게 했다.

 

얼마전에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지에서 발췌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인간 두뇌의 용량은 약250만 기가, TV영상을 300만 시간(300년 이상) 녹화할 수 있는 용량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짧은 인생, 한번 살고 버려지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것이 인간의 두뇌인 것 같다.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를 아쉬워하는 마음은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미개척의 거대한 두뇌 용량 때문일까?

 

흥미로운 답을 성경에서 발견하였다. '하느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고 기록되어있다. 전도서3.

 

영원이라는 개념을 소유하면서도 체념속에 죽음에 굴복하는 것은 철저한 낭비이며 비극이 아닌가? 일제 강점기 때에 함경도 전역을 자전거를 타고 전도하시던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주변 사람들에게 늘 들려주시던 말씀이 있다.

'이를 기이히 여기지 말라. 무덤 속에 있는 자가 다 그의 음성을 들을 때가 오나니 선한 일을 행한 자는 생명의 부활로... 나오리라'(요한복음 529).

 

할아버지는 부활의 희망을 간직한 채 잠드셨는데 이제 나의 나이가 어느덧 할아버지라 불리우는 경지에 도달하였다. 그래서 나도 나의 미래에 대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가 온 것 같다.

여러 모로 생각해 보아도 죽음은 만사의 끝이 아닌 것 같다. 거짓말하실 수 없는 하느님께서 오래 전에 약속하신 것이 영생이라고 하지 않는가...

언젠가 나도 부활하여 나의 벗들과 함께 젊은 시절로 되돌아가 고2때인가 겨울... 만물이 얼어붙은 동두천 근처의 어느 산 계곡, 작은 텐트에서 동명이와 야영하던 때의 그 젊음을 다시 즐길 날을 상상해본다. 그것은 허무한 꿈일까...

 

하나님은 인생이 아니시니 식언치 않으시고 인자가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것을 행치 않으시고 말씀하신 바를 실행치 않으시랴’(민수기 2319) 하였는데 그렇다면... 결론을 지어보자.

 

영생의 약속은 이루어질 것이고 창조물과 우리의 두뇌의 설계용량은 그 증거이고 우리의 현 생명은 일회용이 아닐 것이다.

인생의 석양을 바라보면서 근거가 있는 희망을 동문들과 나누게 되어 나는 기쁘게 생각한다.

동문들이여! ㅎㅎ재미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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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과였던 영균이가  이과로  전과하여, 3학년7반에서 나의 옆자리,출석번호가  바로  뒷번호로,,수험준비에  몰두하였고  해군사관학교로  진학하였었다.  2004년도 2월중에, LA에서의  짧은만남이후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네그려~~
    50주년행사에  맞추어  고국방문계획을  잡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기대해  봅니다!!
    영균. 잘 지내고 있지. 지난날 너의 전화번호를 얻어서 통화한 기억이 나네.시간이 허락하면 한번 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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